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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무현 정권은 어설픈 레이건, 대처 따라하기를 중단하라!
‘긴급조정권 발동’ 운운하던 정부가 어제 그 칼을 휘둘렀다. 이 위헌적 소지가 있는 정부의 조치는 한국 역사상 세 번째로 뽑힌 기묘한 칼이다. 대한조선공사 파업 때(1969년), 1993년 현대자동차 임단투에 발동되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도 드문 이것은, 군사정권 시절에도 한 번밖에 안써먹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경총의 쌍수를 든 환영을 받았다.
경총이 쌍수를 들면서 그동안 정부나 언론의 언급처럼 ‘조속한 사태의 해결을 위한 노·사 양측의 압박용’이 아니라 사실상 노조를 완전무력화시키려는 의도였음이 확인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직권중재 조항이 단체협약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 ‘노예사업장’으로 간주할 정도다. 아시아나 조종사들은 30일간 파업금지와 조정기간 중 사측이 직권중재를 요청한다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중재재정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그 동안 대폭 양보해왔던 그러면서도 인사·경영권-국어사전에도 없는-을 침해한다는 정부의 무차별적인 데마고기를 맞아왔던 노조로서는 이처럼 억울할 데도 없다.
더 큰 문제는 너무나 궁색한 주장과 삼류 모리배들이나 하는 악선동과 강압을 노무현 정부가 저지르고 있다는데 있지만은 않다. 민주투사라는 화려한 투쟁경력과 타이틀을 자랑하는 대통령 자신과 행정부 요직 인사들의 경제정책 등 국정운영에 관한 심각할 정도의 무능력과 자가당착이 더 큰 문제다. 정권의 주장대로 국민의 경제가 어디서 파탄나는지는 ‘공공의 적’인 악덕재벌이 오히려 김대중을 이은 노무현 시대에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커버렸다는 사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비효율과 부패와 비리의 결정체인 일개 호남지역 재벌을 감싼 낯 뜨거운 이번사태를 이들 총자본과 정권은 국민을 위해서라고 변명하고 있다.
‘해외여행객이 불편하고, 반도체·휴대폰 등 일부 수출품 납기문제가 심각하다’는 서울시 국장급 수준의 판단과 언행을 승인하고 한 술 더 뜨면서 정확하게 정권 자신의 본질을 알아서 폭로해주고 있다. 여전히 주먹구구식 운영과 삼류 양아치식으로 대국민적 약탈을 일삼는 재벌들을 비호하는 ‘삼마이’식 자본가 정권이라는 자기고백이다.
정권은 착각하지 마라! 노무현은 대처나 레이건이 될 수 없다. 레이건과 대처는 자본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펴왔던 케인즈적 정책을 스스로 거두며 신보수주의로 회귀했던 장본인들이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두 국가 총자본의 위원장이, 그들의 탄광노동자 조지기와 조종사 전원해고라는 한판승을 거두게 된 데에는, 두 국가가 한국과는 다르게 그래도 물질적 부로써 노동계급을 굶어죽지 않게 할 정도는 되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한국자본은 그럴 의사와 능력이 없으며 그 동안의 허접스런 복지제도와 노동통제 속에서 한국 민중의 고통은 목까지 차있다. 어설픈 자본계급의 영웅 흉내내기와 착각은 한국자본의 부실함을 더욱 부추기고 있으며, 자활능력을 거세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신들이 주장하는 국민경제는 파탄 날 운명으로 다가오는데 여전히 노동자 조지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땅의 노동계급은 정권의 무장해제 전술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어처구니없는 ‘삼마이’ 정권과 자본의 노동자 약탈이 계속된다면 그 동안의 단순한 집회·시위와 파업과는 다른 양상의 저항을 맞게 될 것이다. 우리 지역본부는 그러한 조짐들을 지역과 전국의 다수 노동자들인 중소·영세사업장의 핍박받는 노동자들로부터, 신노예계급 비정규직 노동자들로부터 확인하고 있다. 더욱 강력한 투쟁은 우리의 의지뿐만이 아니라 총자본이 만들어놓은 이 황량한 고통으로부터 발현될 것이다. 우리는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2005. 8. 11.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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