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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대표 후보에 주대환, 문성현, 조승수 후보가 나왔습니다.
감히 조승수 후보를 추천합니다. 저는 그가 완벽하다거나 저의 정치적 입장과 동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승수 후보의 진보정치운동의 역사를 믿습니다. 또한, 그 선량해 보이는 모습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이고 신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문성현 위원장은 저에게는 모범적인 전범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문위원장님처럼 살 생각도 살 능력도 없습니다.
많은 젊은 활동가들, 양심적인 사람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이었습니다. 삶의 전범이었습니다. 존경도 했습니다.
문성현 위원장님은 기억을 할 지 모르겠으나,
예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로 금속이 파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마산창원의 활동가들 몇이(금속) 수배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수배자분들이 제 허름한 자취방에서 지냈는데요.
어느날 자다가 깨보니 제 방에 문위원장이 자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런말이 적절할 지 모르겠으나 황공했죠. 마창 노동운동의 대부라 일컬어지던 사람이 제 방에서 자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지금의 문위원장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통합'을 말하고 있습니다. 문통합이라 불러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통합이 무엇입니까? 입장과 노선을 달리하든 말든
그대로 놔두고, 숨기고, 감추면서 가는게 통합입니까?
그건, 물리적 통합도 아니며, 화학적 결합은 더더욱 아닙니다. 단지 '결탁'입니다.
문성현 위원장은 당직공직 겸직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당직공직 겸직할 수 있다는게 자신의 주장이니,
자신은 당대표도 하고, 민주노동당 경남도당대표도 하고, 도지사 후보도 나간다고 말합니다. 낯뜨겁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운동과 정파운동, 시민운동과 보수정당으로 뛰어갈 때도
노동자 대중운동, 민주노조운동을 온 몸으로 견디며 살아온
문성현 위원장의 모습이 맞습니까? 그 때문에 문산별이라 불리고 문전투라 불린 것 아니었습니까?
이런 모습이었습니까?
'선배 단병호 의원, 똑똑한 심상정 의원'도 있는데 자기가 당대표를 왜 하느냐? 당직공직 분리되어 있어서다?
단병호, 심상정 의원님. 속 괜찮으십니까? 메스껍지 않았습니까?
문성현 위원장님.
솥발산에 올라가셔서 고 이경숙 선생님(경남도의원) 앞에서 눈물이 나셨다고요? 이경숙 선생님 기분이 어떠셨을 것 같습니까? 돌아가신 분은 말씀이 없으시겠죠.
문성현 위원장님께서 가는 그 길이 그렇게 영화로운 길인지 모르겠으나, 이경숙 선생님께서는 도의원이라는 길이 결코 감투도 아니었고, 자리도 아니었습니다. 권력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벗고 싶은 짐일 뿐이며, 하루에도 몇번씩 그만두고 싶은 그런 길이었습니다.
문성현 위원장님 도당 대표하면서 어떤 도움을 주셨나요? 마창의 노동운동 대부로서 이경숙 선생님께 무슨 힘을 주셨습니까? 말씀해 보십시오.
후보토론회때마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요?
"... 우리당의 강령인 자주와 평등...."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의미로써의 자주, 좋습니다.
그러나, 당강령의 첫번째 문장은 자주와 평등이 아니라,
"민주 평등 해방의 새 세상을 향하여" 입니다.
문제는 문위원장님의 언사가 지향점으로서의 자주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소위 자주파가 그렇게 커보이셨나요?
아니, 자주파가 문제가 아닙니다. 생각이야 어떻든 자기의 노선과 정견에 맞게 NL 활동하는게 뭐가 문제겠습니까?
문제는 문위원장님의 몇십년의 노동운동, 그 정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범으로 여겨졌던 그것이 이제는 안 보이는게 문제입니다.
문위원장님.
문위원장을 추천하는 사람들, 지지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보니
제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군요.
정작 문위원장을 지지해야 할, 당연히 문위원장과 목숨도 함께 하겠다고
했던, 많은 훌륭한 선배들의 이름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 어디갔습니까? 어디로 보내신 겁니까?
89년 창원대로에 뿌려댔던 노동계급의 열기를 어디로 보내신겁니까?
어디서 지지자를 모으신겁니까? 문위원장이 달려나가면 그 뒤를 두려움과 고됨을 알면서도 따라나서던 순박하고 존경스러운 아저씨들, 형님들은
다 어디다 두셨습니까?
저는 문성현 대표님, 문성현 후보님이라 부를 자신 없습니다.
지금도 단병호 의원을 단위원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그때의 모습을 잊지 않고, 그때의 단위원장님으로 남아달라는 산자들의 희망이겠지요.
예전의 문위원장으로 돌아오십시오. 때론 자신의 욕심이 욕심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알리바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문위원장님.
제가 권해드리는 글이 있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루비콘 강을 건너지 마십시오. 돌아오시는 길이 춥습니다.
2000년 역사비평 겨울호에는 문성현 위원장이 쓴 글이 있습니다.
전태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원의 통일중공업 활동할 때 만났던, 자신의 살과 같았던 동생들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2000년은 전태일 열사 30주년 되는 해였고, 특집으로 역사비평에는 전태일 정신과 관련해서 문성현 위원장이 글을 쓰셨죠.
제목도 그럴싸합니다.
"나의 노동운동과 '살아있는' 전태일들"
도대체 '살아있는' 전태일들을 다 팽개치고 어디로 가시는겁니까?
그 전태일들은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어디있냐고요?
경상남도 창원에 있습니다. 울산에 있습니다. 거제에 있습니다. 전국에 있습니다.
자신의 경력이 바로 정치적 경력이 되는, 상상도 못할 시대가 되었다고, 떠나가는 386들을 보며 쓰라린 패배의식과,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끼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었습니다. 통일노조 활동이, 금속연맹 운동이, 산별운동이 완성되었습니까? 끝났습니까? 그것이 자랑스런 경력이 되려면
문위원장님은 지금과 같은 모습이면 안 되었습니다. 후보출마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운동을 위해, 혁신을 위한 당선, 미래를 위한 당선이 아니라,
개인을 위한 당선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후배들에게, 당신이 너무나 존경스러워 경외시해 다가가지도 못하던 젊은이들에게, 그래서 이름도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으실 마창을 거쳐갔거나 지금도 살고 있는 여성노동자와 학출들에게 이제 당신은 그저 '현재'가 아닌 '과거'로 남고자 하십니까?
당신을 존경하던 그 이유, 그걸 버리시고자 하십니까?
서울에서 내려오신 후, 지역에서 활동하고자 하시면서 고심하시던 그 때,
인생의 전환점에서 숙고하시던 그 때, 진심으로 바랬습니다. 많은 설왕설래가 있고, 논의가 진척되지 않더라도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실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노동해방을 하겠다고 외쳐대던, 꽃잎처럼 떨어져 나가던 거제의, 마창의, 울산의 노동열사들을 솥발산에 모셔두고 문성현 위원장님은 어디로 가시는겁니까? 한번 물어보십시오. 누가 납득합니까?
마창의 어른들께 물어보십시오. 마창의 문위원장의 팔다리같던 동생분들께 물어보십시오.
당신의 동생들이, 당신의 동지들이 '분파주의자'였습니까?
노동운동의 대의를 어기는 '모험주의자'였습니까?
강을 건너려거든 단호하게 건너시길. 그러나 그 강이 문위원장님께서 영등포를 떠나, 많은 '전태일'과 함께 마창으로 올 때의 강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세요.
외람된 말씀이나, 경솔한 말씀이오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문위원장님을 사숙으로 여기며, 그림자 뒤에서 존경해 왔던 양솔규가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부산에서 양솔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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