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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탑필드 주상복합건물 건설노동자 상경투쟁
4개월동안 임금 한푼도 못받아....
이미 집회공지를 통해 알려진 천안의 탑필드프라자(원청:유영종합건설, 하청:도용건설)에서 4개월이 넘도록 임금을 받지 못한 건설노동자들이 상경투쟁에 나섰다.
이번 상경투쟁에 나선 형틀목수들은 대부분 천안에 주거하는 건설노동자들로 총10명이 올라왔다. 전체 13명중 같이 올라올 형편이 되지 못한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하고 모두 보따리를 싸들고 원청업체가 소재하고 있는 인천 만수동으로 올라온 것.
임금체불이 4개월에 이르다 보니 투쟁에 나서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다. 주머니를 털어도 먼지밖에 나오지 않는 형편에서 상경투쟁에 필요한 투쟁기금을 마련하는 일 또한 이들 건설노동자에게는 또 하나의 투쟁이었다.
아침 일찍 집결지인 천안터미널에 모여 비용을 인천까지 가는데 들어가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출발하였다. 원청업체인 유영종합건설이 있는 인천 만수동은 인천도시개발공사로부터 한블럭 떨어진 곳으로 이곳에서도 인천의 건설노동자들이 부당해고와 불법하도급의 철폐! 시공참여자 제도의 폐지! 등의 요구를 내걸고 투쟁중인 곳이다.
11시 인천도시개발공사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천지역의 건설노동자 투쟁에 참가하면서 상경투쟁의 첫발을 연대투쟁으로 시작하였다.
도시개발공사 집회를 마친 후 인천의 건설노동자들도 기꺼이 천안에서 올라온 건설노동자의 투쟁대열에 함께함으로써 두지역 노동자의 연대는 이미 하나의 마음으로 뭉치기 시작하였다.
예정된 집회는 2시이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이유로 먼저 원청회사의 사무실로 무작정 들어갔다.
사장은 이미 도망갔고 여직원 둘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유영종합건설은 현장노동자의 임금만이 아니라 자기 회사 직원들의 임금도 수개월째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추석 때 돈 구경하고 여태 월급을 못받았다는 직원의 볼멘 소리에 현장노동자들의 억장은 더욱 무너질 수밖에......
사장놈을 데려와라, 전문업체 사장을 데려와라며 잠시 사무실에서 소란이 있었고 예정된 2시 집회를 진행하기 위해 건물앞 대로변으로 내려왔지만, 집회를 하기엔 무척 힘든 여건인 도로 구조였다.
주변엔 음식점 및 아이들 학원이 즐비했고, 노동가요를 틀어놓자 기다렸다는 듯 경찰차는 달려오고 소음 측정기를 들이댄다.
물론, 집회를 하면서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다는 것을 순진한 건설노동자들이 모를리 없다. 하지만, 이렇게 천안에서 인천까지 올라온 건설노동자들의 분노와 생존권은 누가 보장해줄 것인가? 소음측정기를 계속 들이대는 경찰은 건설노동자의 체불임금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민원이 들어와 자신들이 귀찮아진게 짜증난다는 식이다. 에이..씨
아래는 오늘 집회를 진행하고 원청회사인 유영건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가기까지의 모습이다.
▶ 뉴스에서나 보던 집회장면이었는데 우리가 이런 자리에 설 줄 생각도 못했다는 분들이다. 아직 구호를 외치는 손짓이 어색하기만...
▶ 서로들 마주보며 각자의 손짓을 쳐다보며... 자세를 교정도 해보고
▶ 원청회사인 유영종합건설의 사무실 바닥에 모두가 주저앉았다.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 농성의 기초교육인 노래교육이 시작되고
▶ 집회 후 유영종합건설의 전무와 대표단의 면담이 있었다. 노동자들의 항의에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던 원청회사의 전무는 한바탕 거센 항의와 소란을 겪고서야 조용해졌다.
▶ 면담 결과 책임질 수 없다는 원청의 배째라는 자세에 건설노동자들은 지혜를 모을 수밖에..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1분도 안되어 결론이 나왔다. 끝까지 싸우자!
▶ 천안에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미 인천의 건설노동자 뿐만 아니라 경기중부, 경기서부의 수 많은 동지들이 집회에 연대하였다. 연대온 동지들 앞에 서서 쑥스럽지만 구호연습을 하고 배운 노래를 팔뚝질과 함께 보여주는 모습
▶ 팔뚝질과 구호만으로는 성이 안찬다. 뉴스를 보면 율동도 있던데...우리도 한번 배워보자!
▶ 난생처음보는 노랫말에다 억센 말이지만 노동자의 마음이 제대로 표현된 듯하다는 말을 한다. 건설노동자의 심장에도 피는 흐른다.
▶ 역시 농성장은 우리의 요구사항을 붙여놓는데서 폼이 난다. 농성장 분위기는 조금씩 살아나고...
▶ 줘야 할 놈의 배짱보다 받아야 할 우리의 깡다구가 더 커야 문제는 해결된다. 돈 없다 배째라는 놈에게는 배를 째는 수밖에...
▶ 원청 사무실 바닥에 은박지를 깔고...오늘의 잠자리가 여기라는 생각에 수 많은 생각들이 스쳐가고...
▶ 그래도 종합건설회사이다. 겉모습은 번지르르한 빌딩도 있고 사장님 소리 듣다보니 골프도 치고 싶은가보다. 건물 옥상에는 골프연습장까지 만들어 놓고 체력을 비축한다. 건설노동자의 피를 빨아먹으려면 체력도 중요하겠지...차마 골프연습장의 사진은 못올리겠다. 제기랄... 사회양극화란게 이런건가 보다.
사람취급을 받으려면 싸워야 해..
내가 건설일은 시작한게 80년초 대우개발을 통해 외국(중동)으로 나갈 때니까 한 25년 되었어...
25년간 못만 박았지..임금이 체불된 건 이번이 두번째야 우리 같은 건설노동자는 매번 일해놓고 돈 받는게 일이었는데 그래도 나는 운이 좋았는지 돈은 잘받았어...
처음 체불이 되었을 때는 도망간 오야지를 수소문해 찾아냈는데 오히려 돈을 보태줘야 할 판이더라고... 예전에는 돈을 안주면 사무실 엎어버리고 때려부수고 이런 일이 빈번해서 벌금내는 일도 허다했지...농성장에서 만난 양정석 형님의 말이다.
농성중 저녁식사를 마친 후 잠시 시간을 내어 개인적인 일들을 물어보았다. 예전엔 그래도 인간미가 있었는데 IMF를 지나면서 건설현장에서 이젠 정이라는 걸 찾아볼 수 없다고...힘없고 소외되는 건설노동자의 현실을 바꾸는 길은 이제 싸우는 길 하나 밖에 없다며 건설노동조합을 알게 되어 정말이지 반갑다는 말씀을 하신다...
유영종합건설의 입장
천안 불당동 탑필드 현장은 회사의 입장에서 돈을 꼬라박은 현장이다.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이유는 건축주가 공사대금을 주지 않고 그나마 준 어음도 부도가 나서 회사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체불된 노동자의 마음은 이해하나 우리도 직원의 임금을 수개월째 못주고 있는 형편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
충남지역건설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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