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개악강행에 이어 노사관계로드맵 처리가 강행되는
작금의 사태에 대한 성명서
노무현정권 퇴진하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해체하라!
11월 30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야합하여 국회본회의에서 의장직권으로 비정규개악안을 상정처리했다. 이어 12월 8일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른바 ‘노사관계로드맵’이라 불리우는 노동법개악안을 처리했다. 여야 정당은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으로 국정을 농단하고 ‘식물국회’를 만든 데 대한 국민의 원성이 높아지자, 노동자들을 재물로 삼는 야합을 자행한 것이다. 재벌을 비롯한 자본가들을 정권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는 열우당과 한나라당이 야합하여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비정규개악안과 노사관계로드맵안 국회통과를 강행한 것이다.
집권 이후 신자유주의정책으로 이미 민심이 등을 돌린 열우당은 또 다시 민중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해체직전의 열우당은 재집권을 위한 기만적 정계개편 놀음을 집어치우고 즉각 해체하라!
재벌정당인 한나라당 역시 노동자를 짓밟고 정권탈환을 획책하고 있다. 10년전인 1996년 12월,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이 국회에서 노동법개악안을 날치기처리한 것을 계기로 몰락의 길로 접어든 것을 잊었는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망상을 걷어치우고 한나라당은 해체하라!
노동자민중에 대한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자는 노무현대통령이다. 헌법재판소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대해 정치타협을 제안하고, 비정규법안 등 ‘민생법안’ 처리를 주문한 바 있다. 이를 시발점으로 여야협잡에 의한 노동자탄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한미FTA 5차협상 국면에서 노동자농민은 물론이고 각계각층의 반대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조속히 그리고 반드시 타결”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11월 22일 1차 민중총궐기투쟁 이후 모든 집회를 원천봉쇄했다. 이후 2차, 3차 민중총궐기투쟁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 80년대 군사독재정권시절의 가두투쟁이 재현되고 있다. 노무현정권이 스스로 폴리스라인을 풀고, 질서투쟁에 갇힌 노동자민중을 역동적인 대중투쟁의 바다로 해방시키고 있음을 아는가? 그리고 그 끝은 민중에 의한 정권퇴진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열우당의 기만적 노사관계로드맵 수정안에 부응하여
투쟁전선에 혼란을 초래한
민주노총 집행부와 민주노동당을 비판한다.
12월 7일 밤 11시 30분경에 민주노총 조준호 집행부는 산별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노사관계로드맵 수정안 수용문제를 제기했다. “열우당으로부터 수정안을 제안받은 민노당이 수정안 수용여부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12월 8일 오전 8시까지 결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열우당이 제안한 수정안 내용은 무엇인가?
그것은 9.11 노사정야합안을 약간 손보는 정도였다. 확대한 필수공익사업장(항공, 열난방) 범위를 일부 축소조정하는 것, 대체근로범위를 50%내로 축소조정하는 것, 정리해고 사전통보기간 축소범위를 일부 조정하는 것 정도였다. 요약하면 9.11 노사정야합으로 개악한 노동법안을 근간으로 개악정도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집행부는 “좀 완화된 노동법개악안” 수용여부를 적극 검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조준호 집행부가 단순히 노동법개악안 수용여부를 조직논의에 부친 것을 넘어 관철을 위해 집요한 노력을 했다는 점이다. 국회앞 간부상경투쟁이 진행되고 있던 12월 7일과 8일의 상황을 보자.
7일 밤 11시 30분 산별대표자회의는 8일 새벽 자정을 넘어서 끝났다. 각 조직별로 수정안(사실은 노동법개악안) 수용여부를 논의하여 8일 오전 7시 투본대표자회의를 하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 서비스연맹 등 일부의 수정안 수용 주장이 있었으나, 금속산업연맹과 공공연맹 등의 수정안 수용불가 주장으로 인해 투본대표자회의는 수정안 수용불가 결정을 했다. 이 회의에서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수정안 수용불가를 조직적 입장으로 제출하는 공공연맹에 대해 연맹중집에 어느 단위가 참석했는지를 집요하게 확인했다고 한다.
8일 오전 9시부터 환노위 법안심사소위가 열리고, 국회앞 투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지도부의 혼란은 이쯤에서 종결되는 줄 알았으나, 민주노총 집행부는 또 다시 수정안 논의를 붙였다. 오전 집회중간에 다시 투본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수정안(노동법개악안) 수용 재논의를 위해 오후 3시에 투본대표자회의를 하자는 것이었다.
오후 1시경에 공공연맹 중집이 소집되었고, 이 회의에서 공공연맹의 일부 필수공익사업장 대표들이 수정안 수용을 주장했으나, 공공연맹 중집은 수정안 역시 노동법개악안이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조준호 집행부는 연맹과 상의없이 독단으로 필수공익사업장 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수정안 수용논의를 하기까지 했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집요한 수정안(노동법개악안) 수용 노력은 오후 3시 현장활동가들의 참관투쟁 하에 열린 투본대표자회의에서 무산되었다.
민주노동당은 어떻게 행보했는가?
열우당의 수정안 제안에 대해 노동자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은 노동법개악안에 불과한 수정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하지 않았다. 수정안 수용여부 결정을 민주노총에 넘겼다. 노동자정당답지 않은 비겁한 행동이다. 더 큰 문제는 책임을 노동조합에 넘긴 데 머무르지 않는다. 열우당은 민노당이 수정안을 받지 않으면 9.11 노사정야합 원안을 강행처리한다고 협박했다. 그 경우 민노당은 당의 물리력을 동원하여 노동법개악안 처리를 결사저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의회정당으로서 물리력을 동원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민노당은 민주노총의 수정안 수용으로 ‘원만한’ 처리를 원한 것 아닌가?
소수정당인 민노당이 당의 물리력을 동원한다해도 여야정당의 야합구도를 분쇄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상황이 그렇다면 약간 완화된 노동법개악안 수용이 아니라, 당이 결사항전을 결정하고, 노동조합에 대해서 흔들림없는 저항투쟁을 주문해야 한다.
민주노총집행부와 민주노동당의 기회주의적 행보로 인해 투쟁전선은 더욱 이완되었다. 지도부가 노동법개악안 수용여부를 위해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동안 7-8일의 국회앞 상경투쟁대오는 방치되었다.
8일 저녁 7시경에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열우당의 수정안이 민노당의 ‘사실상’ 묵인하에서 통과되었다. 국회앞에서는 분노한 조합원들이 전경버스에 불을 지르는 등 투쟁을 했다. 조준호 위원장은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쇠파이프 휘두르고 돌던지는 투쟁 그만하자’고 했다. 총파업을 조직하지 못하는 집행부라면 간부들의 선도투쟁이라도 조직해야 하는 것 아닌가? 비정규개악안이 강행처리되고 노동법개악안이 통과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으면 언제 투쟁할 것인가?
지금이라도 민주노동당은 의원직 사퇴를 걸고 투쟁하라!
12월 15일 시한으로 임시국회가 소집되었다. 노무현정권과 열우당, 한나라당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처리한 노동법개악안을 국회본회의에서 강행처리할 것이다.
소수정당인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자본과 정권의 노동법개악강행 저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명색이 노동자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노동자의 저항정신을 실천하고, 최소한 노동자의 자존심은 지켜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개악안 몇 조항을 완화시킨 것으로 무슨 실리를 챙긴 양하면서 형식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얄팍한 정치행동, 보수정당이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정치놀음을 중단하라.
비정규개악안과 노동법개악안이 보수정치집단에 의해 강행처리되고 있을 때 국회 앞 집회에서 민주노동당의 당직자들은 9명의 의원으로 부족하니 민노당 의원을 더 많이 뽑아달라고 한다. 정녕 그것을 원한다면, 정녕 그런 신뢰를 노동자민중으로부터 얻을려면, 그리고 민주노동당이 진정 노동자정당이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9명의 의원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단병호 의원에게 제안한다!
민노당이 이미 ‘노동당’이라는 당명을 버려야 한다는 세력에 의해 주도된다면 당론에 의한 그런 행동을 기대하는 것이 무망한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민노당에는 노동자의원이 한 명도 없는가?
비정규법안과 노사관계로드맵을 다루는 환노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으로서, 아니 전노협 초대위원장이자 민주노총 전위원장으로서, 민노당의 대표적인 노동자 의원으로서 작금의 사태에 직면하여 의원직 사퇴를 걸고 투쟁할 것을 제안한다.
민주노총 집행부에 요구한다!
11월 30일 비정규개악안이 국회본회의에서 처리되자 조준호 위원장은 집회에서 “민주노총이 패배했다”고 선언했다. 그 패배선언 후 집행부는 투쟁을 조직하는 것을 포기한 채 수정안으로 둔갑한 노동법개악 수용을 모색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으로 볼 때 집행부는 조합원대중으로부터 준엄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아직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12월 15일까지 혼란을 극복하고, 역량을 모아 투쟁에 전념해야 한다. 남은 기간에 위력적인 총파업투쟁을 조직할 능력이 없다면, 강력한 선도투쟁이라도 조직하라! 그간 조합원.활동가들의 투쟁을 민주노총 집행부가 받아안지 못하고 오히려 투쟁수위를 낮추는데 주력한 것이 사실이 아닌가?
그런 의지가 없다면 책임지고 물러나라!
가능한 모든 투쟁을 조직하라!
집행부가 삭발결의까지 했으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투쟁을 실천하라!
단식투쟁 같은 것으로 생색내지 말고 대중투쟁을 조직하라!
비정규직 확대와 해고자양산 그리고 공공사업장 파업권봉쇄가 강요되는 상황에서 투쟁에 조합원.활동가들은 민주노총의 깃발 아래서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다.
2006년 12월 9일
전국활동가조직 준비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