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새벽잠을 깨우는 것이 미안해, 살며시 일어나 건설현장으로 나가는 건설노동자.
강제도급으로 하루 일당도 되지 않는 도급금액에도 하루 일당벌이라도 하기위해 미친듯이 일을 해야 했다.
때로는 안전시설도 없는 위험한 장소에 작업을 강요받으면 가족도 생각나고 죽어간 동료도 생각나지만, 하루하루 벌어 살아가야하는 형편으로 어쩔 수 없이 작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에게만은 일어나지 않길 바랬던 산재사고를 당하고 나면 원청회사는 전문건설업체에 책임을 전가시키고 전문건설업체는 팀장에게 치료비와 휴업급여를 지급하라고 강요한다.
나와 똑같이 일당벌이도 못하는 작업팀장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처지라 몸이 아프고 개인적인 일이 있어도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뿐이 아니다. 개인안전용품 지급마저 작업팀장에게 책임지라고 하는 “시공참여계약서”는 노동자의 최소한 기본 권리마저 박탈하고 있다.
건설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이나, 근로기준법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건설업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은 법의 잣대로 들이밀고, 건설노동자의 최소한 요구마저 건설현장의 관행이라고 묵살해 버렸다.
폭등하고 있는 아파트분양 계약서에는 임금인상분을 반영하여 높은 분양가를 받으면서도 정작 건설현장의 노동자 임금은 해마다 삭감되어 갔다. 이에 더해 일거리가 줄어드는 겨울이 되면 점심값마저 일당에 포함시켜 점심제공도 거부했던 건설업자들은 자신들도 도급계약금액이 3년 전보다 15%이상 삭감되었다고 주장한다.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서 피맺힌 절규를 하고 있는 것은 죽음과 절망의 벼랑 끝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청회사는 전문건설업체에 도급을 주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하고, 전문건설업체는 원청회사로부터 최저가 낙찰을 받았기 때문에 임금인상을 생각 할 수 없다고 배짱을 내밀고 있다.
결국 분양가 원가공개를 그토록 반대했던 건설회사의 속셈은 건설노동자의 마지막 땀 한 방울마저 쥐어 짜내 이윤을 남기겠다는 것이다.
대구지역의 건설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가자 경찰에게 시설보호요청을 하고, 전문건설업체를 협박하고 파업노동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 작업을 강요하기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평균 연령 46.7세의 부양가족 3.7인의 건설기능공 월 평균 수입은 157만원에 불과하다.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장을 이탈하고 거리로 나선 것은 바로 이러한 문제가 근본적으로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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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공원 집회사진_총파업5일차_200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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