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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광주 5.18, 지난 16일 대전에서 벌어진 무차별 폭력 연행 이명박 정권을 규탄한다.
이명박 정권이 기어코 오월 광주의 모습을 대전으로 가져와 무자비한 경찰의 곤봉과 방패로 그대로 재현하였다.
지난 5월 16일 대전에서 벌어진 대규모 연행사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발이자,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정부와 대한통운의 일방통행식 탄압을 감추기 위한 의도된 폭력이다. 이번 사건은 특히 해산과정에서 화풀이식 연행이 발생하는 등 경찰의 민주주의․인권 침해가 독재정권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된다.
지난 16일 노동자․민중대회에서는 480여명이 연행 당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 들어 가장 많은 연행자 숫자다. 부상당한 집회참가자 숫자도 100여명에 이르며, 방송차 13대가 경찰에 견인되거나 파손됐다. 연행과정에서 손을 머리에 올리게 하고 무릎을 꿇리게 하였으며 등과 허리를 곤봉과 군화발로 내리치고 짓밟는 모습은 29년 전 80년 광주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해 온 국민을 경악케 하였다.
가두에서 연행된 대부분의 집회참가자가 곤봉과 방패에 두들겨 맞아 통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음식물과 응급의약품마저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대규모 연행으로 대부분의 연행자들이 경찰서 조사실과 강당 바닥에 모포 한 장 없이 방치된 채 비에 젖은 몸으로 하룻밤을 보낸 것이다. 또한 연행 과정에서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도 않았으며 밤 10시 이후임에도 불구 야간조사동의절차도 없이 조사를 강행하였고 무차별적으로 연행한 후 현행범인 체포서에 날인을 강요하다 당일 풀어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연행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한 참가자는 병원 치료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먼저 조서를 작성한 뒤에 병원으로 후송하겠다며 진술을 강요했다.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적군에게도 이런 취급을 하진 않는다. 16일 밤 대전 시내는 엄연한 민주사회에서 당연히 존재해야 할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이 아닌 독재정권에 충성을 다하는 하수인에 지나지 않았다. 이토록 독재정권 시절에나 볼법한 인권침해가 대전 시내와 다섯 곳 경찰서에서 버젓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대규모 충돌사태를 부른 장본인은 다름 아닌 이명박 정부와 경찰이다. 만일 평화적인 행진을 보장했다면 이런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평화적 행진을 가로막고 집회참가자를 자극한 뒤, 이어진 충돌을 빌미로 ‘함정연행’을 하는 치졸하고 경찰공권력의 과도한 남용을 자행한 것이다. 고속도로 나들목과 식당, 인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비나 조끼를 입은 사람은 다 잡아들였고, 이 또한 대부분의 연행자가 집회 마무리 뒤 해산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는 공정한 경찰력 집행이 아닌, 화풀이식 집단연행인 것이다. 경찰은 애초 대한통운 앞까지 행진을 신고한 집회신고를 불허 통보한 뒤, 대전중앙병원 앞까지만 행진을 허가했다. 만일 대한통운 앞까지 평화적인 행진을 보장했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아예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경찰의 반인권․반민주주의 대규모 연행사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경찰은 불법시위였기 때문에 강경진압을 했다고 항변하지만,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집회를 불법으로 몰아간 것은 다름 아닌 경찰이다. 평화집회를 봉쇄한 뒤, 집회 현장에서 참석자들을 곤봉과 방패로 도발하고, 이를 빌미로 연행하는 식의 구태의연한 경찰력 남용이 다시 한 번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태의 주범은 자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듣기 싫다는 이유로 폭력을 사용해 억지로 입을 틀어막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런 지도자를 두고 역사는 ‘독재자’라고 부른다.
대한통운 문제는 정부의 특수고용직 노동기본권 부정과 민주노조 탄압, 대한통운의 운송료 인상 노사합의 일방 파기와 삭감에 따른 것이다. 정부와 대한통운, 금호그룹 스스로가 故박종태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의 자결을 부르고, 문제를 악화시킨 주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에 걸쳐 평화적인 해결과 이를 바로잡자고 요구하는 노동자를 곤봉과 방패로 찍어 누르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적반하장이자 어불성설이다. 국민의 목소리는 경찰 곤봉으로 두들겨 막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더구나 정부와 경찰이 말하는 ‘불법 시위’를 양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스스로 만든 고무줄 같은 ‘불법 잣대’임을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다.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와 충남지역시민사회단체는 이번 대규모 폭력연행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경찰청장 사퇴와 대통령 직접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 만일 이와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를 말살시키려는 의도로 규정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욱 광범위하고 강력한 저항을 펼칠 것이며, 그 책임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2009년 5월 18일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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