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더 이상 감춰져서는 안 되는 진실 !
이 젊은 노동자의 죽음에 삼성은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 앞에 사죄하라 !
삼성은 더 이상 고 김주현 사망 사태의 본질과 원인을 감추고 훼손해서는 안 된다.
지난 1월 11일 우리 사회 모든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며 삼성LCD공장 탕정 기숙사 앞마당에서 발견된 스물여섯 젊은이가 있다. 또한 자식이 사망한지 100일을 앞두고도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더 이상의 씻을 수 없는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된다.
고인의 사망 100일을 앞둔 현재, 다시금 고인의 사망 당시를 복기해 삼성의 명백한 책임을 묻고 유가족에게 사죄를 촉구하는 바이다. 지난 1월 3일 같은 탕정기숙사에서 투신 자살자가 있었는데도 회사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후 1월 11일에 고인이 같은 기숙사 창문 밖으로 떨어져 투신을 하였는데 이 소식이 12~13일부터 언론에 알려졌고 회사는 14일 기숙사 창문에 투신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을 설치하였다. 이렇게 순식간에 설치할 수 있었던 안전장치를 미리 설치했었더라면 고인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안전과 안위를 삼성은 어떻게 사고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더구나 탕정기숙사에서는 2005년도에도 우울증을 앓다 투신한 노동자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만약 삼성이 자살예방을 위한 당연한 조치들을 진작 취했더라면, 1월 11일 고인의 투신은 분명 막을 수 있었다.
또한 1월 11일 새벽 창문난간에 앉아있는 고인을 발견한 목격자의 신고에 의해 6시 14분 방재요원(안전요원)들이 출동하여 20분간 앉아있던 고인을 끌어내고 숙소인 603호 방으로 데려다 놓자마자 곧바로 (CCTV 화면 상 1분 만에) 나와 철수하였다. 그 뒤 불과 ‘20초’ 만에 고인은 다시 방에서 나와 또다시 13층 창문 난간에 15분가량 앉아 있다가 몸을 앞으로 기울여 결국 투신하였다. 결국 회사 방재요원들은 아무 조치도 없이 바로 철수한 것이며 경찰 조사과정에서 요원들은 “김주현 군에게 말을 걸어 진정시키고, 쇼파에 누워서 자는 모습을 확인하고 기척이 없어서 5분~10분 후에 나왔다”고 고인 앞에 허위 진술까지 하는 인간의 탈을 쓰고 도저히 행할 수 없는 인면수심의 행위들을 하였다.
11일 새벽 6시 11분에 목격자의 신고에 의해 방재요원들이 엠블런스(구급차)를 타고 왔으나 결국 빈차로 돌아갔다. 그 뒤 고인이 투신 사망한 시각(6시 44분) 이후인 7시 9분에 다시 엠블런스가 들어와 고인을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후송했다. 이미 고인은 사망해 있었다. 만약 1차 엠블런스 차량이 그냥 돌아가지만 않았더라도 고인의 죽음을 막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결국 회사 측이 최소한의 주의만을 기울였더라도 투신을 방지할 수 있었고, 네 차례의 제지과정에서도 가족에겐 단 한차례의 연락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투신한 고인을 기숙사에서 발견한 후에도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과연 보통 사람의 상식선에서 사고하기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었으며 회사의 관리․감독 하에 있는 기숙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납득할 수 없는 행위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리고 사망 초기 생산공정에 투입이 결정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히던 삼성 관계자들은 노동부 조사 과정에서는 “고인의 복직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억지를 부리고 조사장을 빠져나가는 작태를 보이는 등 유가족 가슴에 대못을 박는 파렴치한 행위를 저질렀다. 또한 기업의 취업규칙마저 비공개 결정 끝에 겨우 일부를 공개한 노동부는 차일피일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삼성의 일개 부서로 전락한 노동부의 추락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노동부 조사 결과 발표로 분명히 볼 수 있을 것이며, 속속 드러나는 고인의 과로와 스트레스 정도와 삼성의 각종 법규 위반 사항에 분명한 노동부의 입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삼성과 노동부는 스물여섯 젊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오늘 젊은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전국의 정당시민사회단체 및 네티즌들이 반노동기업 삼성규탄! 고김주현 추모를 위한 삼성 계열사와 매장등에 1차 전국공동행동을 진행하였다. 이는 분명 경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28일 2차는 국내를 넘어 해외 매장까지 국제 연대를 통해 삼성의 인륜을 저버리는 행태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규탄해 나갈 것이다. 이 같은 사태를 삼성 이건희 회장과 경영진은 절대로 피해 갈 수 없음을 분명 직시해야 할 것이며, 다음과 같이 유가족의 요구를 밝힌다.
첫째,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이 삼성에게 있음이 명백한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숨지 말고 삼성은 즉각 유족에게 공개 사죄하라!
둘째, 노동부와 경찰은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자살한 노동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와 자살 사인은 어떻게 처리되어 왔는지 철저하게 규명하라!
셋째, 노동부는 명백한 삼성의 책임을 밝히고 조사 결과 발표를 즉각 시행하라!
넷째, 삼성은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조차 빼앗으면서 극심한 과로, 스트레스로 내모는 비인간적, 반인권적 노동환경을 즉각 개선하라!
2011년 4월 14일
故김주현 사망 삼성 책임 인정!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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