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천안법원의 건설노조에 대한 무죄판결을 환영한다.
지난 7월 26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는 충남건설노조 간부들에 대한 천안검찰에 제기한 공갈죄 등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함으로서 건설노조의 활동이 적법한 노동조합 활동임을 인정했다.
우리 민주노총 충남본부는 우선 법원의 판단을 환영하는 바이다. 또한 이번 천안법원의 판결이 최종판결이 아닌 1심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 이후 최종적인 판결까지 건설노조 활동의 정당함과 검찰의 편향된 인식과 무리한 수사 그리고 인권유린 등에 대하여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주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법원의 무죄판결을 확인하는 우리의 심정은 사실 기쁨 보다는 허탈함에 가깝다. 천안 법원이 판단한 것과 같이 건설노조의 활동은 지극히 정상적인 노조활동이었음에도 불구 검찰의 편향된 인식으로 인해 건설노조의 명예가 심각히 훼손되었고, 무리한 구속과 수사의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인격과 인권이 유린된 사실 등은 쉽게 회복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무죄를 인정받은 건설노조 활동가들은 판결문에 적시된 바와 같이 월급여 80~100만원 가량을 받으면서 수년 동안 건설노동자들의 권익보호와 건설업계에 만연된 불법과 탈법적 관행에 맞서 자신들의 삶을 헌신해왔으며, 구속과 수배 등에도 불구 여전히 이러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사회 건설현장의 불법과 탈법적 관행이 어떠한지, 그 과정에서 천문학적 액수의 검은 돈이 어떻게 형성되고 흘러가며 또 그것이 어떻게 우리사회의 전근대성과 천박성을 확대하고 강화하는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처지가 어떠한지 또한 잘 알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기본적 노동권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항상적인 고용불안의 위협에 시달리며 반실업자의 생활을 강요받고 있다. 사회적 천시와 멸시 또한 견디기 어려운 형편이다. 힘든 노동에도 불구 임금체불은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있고, 불철저한 안전시설과 무리한 공사로 인한 산재사고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건설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건설업계에 만연된 전근대적 관행과 불법 탈법적 행태를 조금이라도 제어하기 위한 건설노조의 활동은 지극히 정당하고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활동임이 분명하다고 우리는 확신한다.
그러나 천안 검찰이 이러한 우리의 정당한 활동을 왜곡하고, 건설노조의 활동가들을 파렴치범으로 매도하였을 뿐 아니라 과잉수사로 일관했던 것에 대하여 분노치 않을 수 없다.
천안검찰은 건설노조의 사건과 관련 피의사실을 보도자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유포함으로서 건설노조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고, 수사과정에서는 수사검사가 직접 ‘뒷골목에서 삥이나 뜯는 놈들’ 등의 표현으로 명예와 인격을 침해하였고, 출석요구 발부 등의 절차도 없이 체포영장을 발부, 구속함으로서 과도하게 신체의 자유권을 침해하였을 뿐 아니라, 20여 일 동안 일체의 접견과 서신을 금지 접견권과 조력받을 권리조차 제약 인권을 무시하는 강압적 수사로 일관해왔다.
우리는 또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검찰의 편향된 인식에 대하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백번을 양보 이번 판결이 최종판결이 아니라는 점 등에서 검찰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한다 하더라도, 금번 재판에서 확인하는 바와 같이 초기업 단위 노동조합 활동의 범위 및 대상, 그리고 단체협약 체결이라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수단과 방식의 한계 등에 대한 법률적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비록 1심이라 할지라도 사법부에 의해 정당한 활동임이 인정되는 사안에 대하여 검찰이 무리한 구속과 그 과정에서의 명예훼손 인권침해 등을 해야 했는지에 대하여는 되묻고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수사과정 그리고 판결 이후에도 보여주고 있는 검찰의 태도 앞에서 우리사회에 대한 깊은 절망감을 다시금 느꼈다. 검찰이 스스로의 다짐과 같이 ‘따듯한 마음과 올바른 정신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려 한다면 먼저 건설노조 사건과 관련, 스스로 편향된 인식은 없었는지를 반성해보고, 과잉수사와 수사상의 인권 침해적 요소가 없었는지 반성해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이번 판결을 계기로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인 건설노동자들의 권익보호와 건설사의 전횡과 불법을 제어하기 위한 활동에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밝히는 바이다.
2007년 8월 8일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 판결문 확인과정의 지체 등으로 시의성이 다소 떨어진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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